이 연재글은 회고글 모음의 1번째 글입니다.

작년 4월 초 어느 날 WordPress 블로그를 개설하고 첫 포스팅(2019년 4월 초)을 한지 어느덧 1년 2개월이 흘렀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작성된 글은 총 77개이며 이 글이 올라가면 78개가 될 예정이다. 원래는 딱 1년이 되면 남들이 하듯이 나도 회고글을 올리려고 했었다. 그렇지만 업무 핑계 및 게으름으로 자꾸 미루게 되었다. 그놈의 나중에 하자는 개발자의 천성인지…그런 와중에 때마침 AdSense 수익을 처음으로 지급받게 되었고 이 느낌을 끌어올려 나름의 회고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난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대학교 졸업 – 군대 복무 – 직장 생활 – 결혼 – 한 아이의 아빠…
대한민국 남자들의 Default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지금 젊은 세대에겐 이런 삶조차 사치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 뭔 바람이 불어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쓰게 되었는지는 말하기 부끄럽지만 개발자로서 지천명 혹은 불혹이라 부르는 40이 되었는데 둘러보니 내가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더라. 그냥 그때그때 여기저기 찾아서 복사하고 붙여 넣어 개발하고 제대로 된 개발 공부는 학원 3개월 다닐 때 빼곤 없는 흔한 모래성 같은 개발자였다. 서글프기도 하고 한 아이의 아빠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창작을 통한 내 마음의 안식을 얻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거창하게 썼지만 그냥 우울한 마음에 필 받아서 시작했고 난 여전히 변한 거 없고 게으른 상태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글을 많이 쓰는 블로거는 아니었다.

앞서 말했지만 블로그의 글은 현재 기준 총 77개이며 1년 2개월 정도 운영했으니 5.5일에 한 개의 포스팅을 한 것이다. 즉 영업일로 따지면 일주일에 1개 정도의 포스팅을 했다고 보면 된다.

(14개월 x 30일) / 77 = 5.454545454545455…..

글 짓기는 어렵고 소재는 금방떨어진다.

블로그 글을 쓰다 보면 소재는 금방 고갈된다. 10년 넘게 개발을 해왔는데 왜 쓸 것이 별로 없지? 되게 부끄러운 일이었고 자기 계발도 안 해왔던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참된 계기가 되었다. 과연 내가 포스팅 100개를 채울 수 있을지도 걱정이 든다.

개발자는 참 공부할게 많다. 더구나 학습 속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세상이다. 열심히 익혀놓으면 어느새 과거 기술이 되어있다.

개발자는 정년까지 일할수 있을까?

빠르게 기술이 변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세상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지고 하루 종일 모니터안의 코드와 씨름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걸 내가 몇 살까지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요즘 젊은 개발자들은 정말 정말 머리가 좋고 개발 능력도 뛰어나다. 어찌 보면 지금이 대한민국의 IT산업 최절정기 (머리 좋은 인재들이 모여드는…)일지도 모르겠다. (신생아 출생률이 너무 낮다…)

잘 작성된 수많은 기술 블로그만 봐도. 아니 요즘 인기 있는 유튜브만 봐도 장래 촉망한 젊고 어린 개발자들이 정말 많다. 그런 걸 보면 난 참 주눅이 든다 =_=;;

어쨌든 개인적인 주저리는 이 정도만 하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순기능

글을 쓰게 되니 포스팅이 늘어날 수록 글쓰는 스킬이 조금씩 늘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

근데 그건 글을 잘 쓰는 능력이라기 보단 요이땅 했을 때 바로 글을 써나갈 수 있느냐의 능력으로 보인다. 글쓰기가 습관화되지 않은 초기의 블로그 글들은 첫 삽을 뜨기 위해 제목을 결정하는 데만도 몇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깨닫게 된다. 기술 블로그를 작성하면 자신이 정말 기술의 단편적인 지식만을 알고 있다는것을 절로 깨닫게 된다.

글 작성을 위해서 관련 기술을 한번 이상 실습하게 되고 해당 과정을 글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머릿속에서 내용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며 이전보다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기술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너무도 많음을 추가로 깨닫게 된다.

기술 블로그의 경우 꾸준히 작성하고 관리하면 취업이나 자기 PR등이 필요할때 긍정적인 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다.

기술 블로그나 Github 레포지터리를 꾸준히 잘 관리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인정 받을 기회가 높은 확률로 발생한다. 기회가 합격으로 이어지는것은 아니지만 기회라는 것은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이라 포트폴리오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나 또한 그랬다.

이제 Adsense를 이야기해 보자. 난 Adsense 수익을 통해 블로그 운영 비용을 충당 할 수 있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면 나의경우 신기하게도 지출한 블로그 운영 비용과 Adsense 수익이 거의 일치하였다.

최초 도메인 구매 비용 (3년짜리) – 60,300원

서버 비용 – aws의 LightSail을 이용하였고 매달 4~5달러가 청구된다.

LightSail 서비스는 4월부터 이용했지만 최초 서비스 결재 시 한 달 무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최초 금액 청구는 6월부터인 것으로 그래프에서 보인다. 작년 6월부터 금년 5월까지 53.64달러가 청구되었다. 한화로 6만 6천 원 정도다.

블로그 개설 ~ 2020년 5월 까지 총 12만 6300원이 유지비로 사용되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으며 도메인 비용은 일시불로 3년 비용을 낸 것이기 때문에 이후 약 2년간 도메인 유지 비용은 없을 것이다.

Adsense는 해당 기간동안 얼마의 수익을 올렸을까?

참고로 Adsense는 신청 후 심사 통과가 되어야 광고를 블로그에 게시할 수 있는데, 포스팅한 글이 별로 없어서 난 2번인가 떨어지고 3번째에 심사를 통과하였다. 그래프 상으로 9월 중순 경부터 광고수익이 발생하므로 심사 통과 시점이 그즈음임을 예측할 수 있다.

어뷰징으로 인한 Adsense 정지

Adsense 맹이었던 나는 심사 통과 후 기쁜 마음에 무분별하게 내 광고를 많이 클릭하고 다녔고 그로 인해 제제를 받아 30일간 정지를 먹게 된다. 그래프를 보면 9월에 엄청 수익이 뛴 내역은 나의 어뷰징 때문이고…ㅜㅡㅜ 10월은 계정이 정지되어 수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몇 번 정지를 먹으면 어뷰징 유저로 영원히 Adsense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엄청난 형벌이라 할 수 있다. (덜덜~그 이후로는 내 블로그 글을 확인할 때 광고가 클릭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하게 되었다..)

총 예상 수입은 175.26이라고 나오지만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은 114.01달러였다. 처음에 어뷰징으로 치솟은 수익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아예 지급에서 제외된다고 하니 세금 제외하고 이것저것 하면 대강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카카오 뱅크를 이체 계좌로 등록해 놓았는데 AdSense에서 지급 완료되었다고 나오고 며칠이 지나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 뱅크로 이체받을 때도 역시 수수료가 제외되며 최종 지급받은 금액은 한화로 122,984원이었다.

난 블로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리라곤 생각하지도 않았고 이 블로그를 유지하는데도 큰돈이 들지도 않았기에 단순히 돈이 벌어지면 좋고 아니면 아닌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Adsense를 통해 광고수익을 받아보니 티끌모아 태산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얼마 안되는 수익이지만 “글쓰느라 수고했어. 다음엔 더 열심히 해보자”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현재 한 달에 20~25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예상대로라면 4~5달 후에 두 번째 수익 지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파워 블로거가 아닌이상 블로그 광고를 통해 많은 광고 수입을 올리기는 힘들다고 본다. 수익을 고려하고 콘텐츠를 만들려고 한다면 요즘 트렌드인 유튜브를 제작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돈 잘버는 블로거들은 유튜브도 병행해서 짧짤한 수입을 올리는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블로그의 가장 인기있는 글은 무엇일까?

워드 프레스의 방문 통계를 측정해주는 plugin으로 수집된 정보에 의하면 많이 본 페이지 TOP10은 다음과 같다. 조회수 1만뷰 이상을 기록한 페이지는 총 3개인데 Home Page를 제외하면 2개이며 해당 글이 블로그의 수익 창출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Spring 관련 글을 많이 작성했지만 그중에서도 게시판 만드는 것과 Spring Security가 개발자들이 많이 찾는 검색 키워드인 것으로 보여진다.

블로그 홍보를 위해 한것이 있나?

검색엔진 최적화(SEO : 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위해 워드프레스에 Yoast SEO plugin을 설치하여 정보가 잘 노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네이버 웹마스터(https://searchadvisor.naver.com/)에 도메인을 등록하였다. 구글에도 구글 서치엔진이 있어(https://search.google.com/search-console) 도메인을 등록하였다. 하지만 나중에 통계를 보면 구글을 통해 들어온 것이 거의 대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브라우저 통계도 Chrome이 대부분이고 그외 브라우저들이 적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Google Search Console에 도메인을 등록하였다면 특정 기간에 어떤 단어로 검색하여 내 블로그가 노출되고 클릭되었는지 알 수 있다.

향후 목표? 블로그 진행방향?

초반에는 많은 글을 작성해서 나의 개발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내고 게으름도 탈피해보고자 했었다. 그런데 글을 많이 작성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도 않거니와 글을 10개 이상 써보니 글 개수보다는 정성을 많이 들인 글에 더 많은 조회수가 나옴을 알 수 있었다.

결국은 양보다는 질이었다.

글을 써보니 새로운 것보다는 어느 정도 아는 것을 먼저 써보는 것이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일단 새로운 기술의 경우 학습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글을 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만 쓸 수는 없으므로 새로운 내용도 적절히 섞어가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좋을 거 같다.

기술적인 글만 써야하나?

이것도 고민이다 블로그의 주제와 너무 상반되지 않는 것이라면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포스팅을 해도 될 거 같은데. 이전에 한번 써보려다가 너무 생뚱맞은 글이 중간에 노출될까 봐 우려되어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번 시도는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무리

내년 이맘때쯤 회고할 때는 좀 더 성장한 블로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나 자신과 블로그 둘 다 동반 성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일단은 시작이 반이다. 머릿속에서 고민만 하지 말고 작지만 한걸음 내디뎌 행동으로 옮겨보자!!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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