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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적극적이었던 ㅊㅈ2020-07-20 09:57
카테고리이야기 > 연애
작성자 Level 10


 

벌써 7년전 이야기네요...


제가 신입일때 모든 지점 신입들 모아놓고 OJT 비스무레 한달정도 했는데


그때 만난 ㅊㅈ 이야기를 해볼랍니다.



저희 회사는 발령받기 전에 OJT 하고나서 발령받는게 아니고


자대 생활을 좀 하다가 OJT를 받습니다.


암튼 저는 한 6개월 정도 자대생활하다가 갔는데 거기서


저보다 3개월정도 늦게 들어온 다른 지점 ㅊㅈ를 만났지요.


그 ㅊㅈ를 만나게 된것도 그 후 있었던 일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하군요.



각설하고 OJT 첫날은 비가 많이 왔었습니다.


남녀 거의 5:5 비율이었고 약 6~70명 정도 모였던것 같네요.


교육전 자기소개를 한사람씩 돌아가며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


누가 누구인지 알수도 없었어요.


7명 내외로 조를 짰는데 그 ㅊㅈ는 저희조가 아니었습니다.



그 ㅊㅈ와 제가 본격적으로 얽히게 된건 둘째날부터였어요.


둘째날 아침에 교육실에 갔는데 제가 좀 일찍가서 자리를 잡았어요.


저와 같은 지점에서 간 동기가 하나 있긴 했는데 별로 친하지 않아서


거의 혼자간거나 다름없기에 되게 뻘쭘하고 암튼 혼자서 가서 그냥 대충 한달 때우고


얼른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요.



그냥 교육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는데 교육시작 15분 전쯤


문제의 ㅊㅈ가 등장했습니다.


단발머리에 이쁘장하고 귀엽게 생겨서 한눈에 봐도 호감형이었죠.


그 ㅊㅈ가 갑자기 저에게 다가와 묻더군요.


ㅊㅈ : 옆에 자리 있나요?


뭐 혼자온거나 다름없고 자리도 마음대로 앉는거니 없다고 했더니


같은 지점에서 온 일행으로 보이는 2명까지 합세해서


4명이 일렬로 앉는 책상에 같이 앉았습니다.


물론 그 ㅊㅈ는 제 바로 옆에 앉았구요.



근데 그 ㅊㅈ가 같이온 사람들과 얘기하는걸 우연히 듣다보니


저와 직종(회사내 여러 직종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병과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이 같은거 같더라구요.


물론 다른 분들은 지점만 같지 병과는 다른 분들이어서 그다지 친한거 같지 않았구요.


그래서 3교시쯤 끝나고 쉬는 시간에 제가 용기를 내서 물었습니다.



나 : 혹시 XX 병과신가요?


ㅊㅈ : 네. 어떻게 아셨어요?


나 : 우연히 말씀하시는걸 듣다보니 같은 병과 같아서요.


ㅊㅈ : 아 그러시구나.. 넘 반가워요..



그때부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ㅊㅈ와 저는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게 왠일인지 너무 말이 잘통하는 겁니다.


저보다 나이는 네살 아래였고 아랫녁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글재주가 없네요..


좀 잼있게 쓰고 싶은데... ㅎㅎㅎ


물 한모금 먹고와서 다시...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어제처럼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그 ㅊㅈ가 오더니


ㅊㅈ : 자리없죠?


이러면서 환하게 웃는겁니다.


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 있나요? 저도 그냥 말없이 웃었죠...


그러면서 어제는 잘잤냐부터 시시콜콜한 것들을 쉬는시간마다 물어봅니다.


마치 호구조사를 나온 사람처럼이요.....


쉬는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대화가 잘통했는지


ㅊㅈ가 저에게 제안을 합니다.


어차피 교육도 재미없고 별로 도움도 안되는게


계속 노가리를 까자고...


그래서 제가 어떻게 떠드냐고 했더니


이면지 한뭉터기를 꺼내면서 필담을 제안하더군요. ㅎㄷㄷㄷㄷㄷ



그때부터 필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보고 오빠라며 말을 까더군요.. ㄷㄷㄷㄷ


ㅊㅈ : 오빠 애인 있어?



당시 사귀던 애인은 있었습니다만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상태였고


어학연수를 떠날때 제가 워낙 반대를 했었기에 굉장히 안좋게 떠났습니다.


떠난지 6개월도 넘었고 외로움도 극에 달해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맺은 '운우지정'이 있던터라 잠시 망설이다가 애인이 있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ㅊㅈ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필담을 멈추더라구요.


그냥 끝이구나 했어요...


그래서 제가 : 넌 애인 없어?


라고 했더니 ㅊㅈ는 있었는데 깨진지 1년쯤 지났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분위기가 좀 뻘쭘해졌고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각 조별로 팀웍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ㅊㅈ와 잠시 이범학의 이별아닌 이별을 했습니다.


그날 오후에 계속 팀플을 했기 때문에 더이상 ㅊㅈ와 대화를 나눌수 없었고 그렇게 그날을 보냈죠.





다음날 아침.


아침에 교육원에 도착해서 강의실에 들어갔는데 강의실이 특이하게 앞쪽 칠판이 있는쪽에만


문이 있어서 들어가니 갑자기 누군가 저를 보며 손을 흔듭니다.


ㅊㅈ가 환하게 웃으면서


ㅊㅈ : XX 오빠 여기야 여기!!


저는 좀 당황스러웠어요.


어제 애인 있다고 말하고 난뒤 뻘쭘 했는데 오늘 아침에 아무렇지도 않은듯


아주 반갑게 저를 부르고 제 자리를 맡아놨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ㅊㅈ


그러면서 하는말이


ㅊㅈ : 오빠 보고싶어서 빨이와서 내가 자리 맡아놨지.. 나 잘했어?


이러는 겁니다.


근데 그게 농담반 진담반 식으로 말하는거라 좀 기분이 묘했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같은...


그러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필담을 시작합니다.



ㅊㅈ : 어제 집에서 혼자 가만히 있는데 오빠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


나 : 그랬어?


ㅊㅈ : 오빤 내생각 안했어?


나 : (허걱....)


속으로 이게 뭔가 했습니다.


그래서 진심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저도 그냥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도 보고싶었지 ^^;   <- 이렇게 썼습니다.


ㅊㅈ : 정말?? 서로가 이렇게 그리워 해도 되는건가?


이러면서 마치 애인한테 대하듯 하는 겁니다.



그이후 필담은 거의 뭐 오래사귄 애인이 하는 대화처럼 넘어갔죠..


그러더니 ㅊㅈ가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ㅊㅈ : 오빠 우리 진실게임 할래?


나 : 그래


ㅊㅈ : 그럼 내가 먼저 질문한다.


나 : 그래


ㅊㅈ : 오빠 그 ㅇㅊ하고 해봤어??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뭐라고 대답해야 되는지 몰랐어요....



계속..



해봤냐고 물어보는 의도가 너무 궁금했지만


여기서 했다고 해야되는 건지 안했다고 해야되는 건지 몰랐습니다.


뭐 첫날도 ㅇㅊ 있냐고 물어봤지만 진실되게 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썼습니다.


나 : 해봤지.


ㅊㅈ : 그랬구나........


그러면서 점을 계속 찍습니다.


마치 아쉽다는 듯이...


그래서 저도 바로 역공을 했죠.


나 : 넌 해봤어?


ㅊㅈ : 해봤을거 같아 안해봤을거 같아?


나 : ㄴㅊ도 있었다니 해봤을거 같은데.


ㅊㅈ : 해봤지 당연히.


나 : 근데 뭘 내가 했다는거에 그런 반응을 보여?


ㅊㅈ : 그래도 뭔가 좀 아쉽네...



그때부턴 자연스럽게 필담의 주제가


볼트와 너트 맞추는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사귀던 어학연수를 떠난 ㅇㅊ과는 사실 속궁합이 좋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주제도 주제인지라 제 이야기를 했어요..



나 : 근데 사실 ㅇㅊ하고 그쪽에 있어서는 잘 안맞는거 같아.


ㅊㅈ : 왜 뭐가 문젠데?


나 : ㅇㅊ이 별로 만족을 못하고 나도 좀 그렇고..


ㅊㅈ : 그래? 뭐가 문제일까.. 오빠는 이렇게 멀쩡한데... 진짜 궁금하다.


나 : 모르겠어. 근데 넌 전 ㄴㅊ하고 잘 맞았어?


ㅊㅈ : 난 한번 볼트와 너트를 맞추면 속눈썹에 땀이 맺힐 정도로 하는 스타일이야. ㅎㅎ



순간 깜놀했습니다.


내가 만난지 일주일도 안된 낯선 ㅊㅈ와 이런 주제로 교육중 이런 필담을 나누고 있는지


제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마치 뭐에 홀린 기분이었어요.


생긴건 귀엽고 청순하게 생겨서 저런 거침없는 말을 내뱉는걸 보니


보통이 아닌것 같다가도 다른 얘기를 해보면 말도 잘통하고


머리도 깡통은 아닌거 같은데 너무 솔직해서


그런 ㅊㅈ는 본적이 없었거든요...


ㅊㅈ가 필담을 이어갔습니다.


ㅊㅈ : 오빠는 ㅇㅊ도 외국갔으니 밤에 외로워서 어쩌누?



연재하시는 분들 글을 읽을때 한결같이 회의가 많은게 짜증났는데


저는 회의는 없습니다만 할일없는 팀장님이 계속


주변에서 노가리를 까며 알짱알짱거리시네요..


눈치가 보여서 잠시후 계속...





외로웠죠.. 정말 당시엔 외로웠는데 문제는 제가 그때 너무 순진(?)해서


당연히 ㅇㅊ이 귀국할 날만 꼽으면서 금욕을 하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럴때 하필 그 ㅊㅈ가 제 앞에 나타났으니 참 신은 짖궂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ㅊㅈ가 저보다 먼저와서 제자리 까지 잡아놓고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나중에 다른 분에게 들었습니다만


교육원내에 저와 그 ㅊㅈ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답니다.


제가 ㅇㅊ이 있다는건 우리 지점 동기가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 ㅊㅈ가 아침부터 자리잡고 저를 기다리고


교육은 안듣고 계속 남녀가 필담을 나누고 웃기도 하고 그러니 그게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였을지 불문가지라고나 할까요?


ㅊㅈ가 제가 사귄다는건 이미 그때 교육생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답니다.


사실 그때까진 사귀는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소문이 어떻게 났냐 하면


ㅇㅊ있는 남자를 그 ㅊㅈ가 뺏었다고 소문이 났데요... ㅎㅎ


소문이야 입을 거치면 거칠수록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마련이지만


저나 ㅊㅈ는 둘다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런 소문이 있다는 사실은 그로부터 3주후인 거의 교육이 끝나갈때 쯤에야 알게되었으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1교시부터 다시 필담이 시작됩니다.


ㅊㅈ : 오빤 이상형이 어떻게 되?


나 : 음.. 글쎄.. 여자다운 여자.


ㅊㅈ : 나는 여자다워?


나 : 귀엽고 청순하지...


ㅊㅈ : 나 무척 여자다운 여자인데... ^^


나 : 그래. 그런걸로 해두자.


ㅊㅈ : 피.. 진짜야..


나 : 그럼 넌 이상형이 어떤데?


ㅊㅈ : 오빠!!


나 : 장난치지 말고..


ㅊㅈ : 진짜야. 오빠를 처음 보고 얘기하고나서 알게되었어. 그동안 내가 찾던 이상형이라고.


나 : 나 만난지 몇일이나 되었다고, 그리고 날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상형 운운하는거야?


ㅊㅈ : 느낌이란게 있어. 여자의 느낌.


나 : 넌 전 ㄴㅊ한테도 이런식으로 들이댔냐?


ㅊㅈ : 오빤 ㅇㅊ도 있다는 사람이 여자맘을 이렇게 모르냐....


나 : 그래도 우리 이제 대화를 나눈지 3일정도 밖에 안됬는데 알만 얼마나 안다고...


ㅊㅈ : 아무튼 오빤 내 이상형이야.


나 : 난 ㅇㅊ 있는데....


ㅊㅈ ; 어학연수 갔다며?


나 : 어학연수 갔다고 없는건 아니자나.


ㅊㅈ : 원래 안보면 멀어지는 법이야. 우린 만난지 몇일 안되도 맨날 보니까 이렇게 가까워 졌자나.


나 : 그래도 아직 깨진것도 아니고 너랑 사귀는 것도 아닌데...


ㅊㅈ : 지금부터 사귀면 되지...


나 : 에이.. 그래도.


ㅊㅈ : 그럼 내가 부탁하나만 할게.


나 : 뭐?


ㅊㅈ : 우리 교육 끝날때까지만 딱 계약연애 해보자. 그리고 교육이 끝날때 오빠가 나랑 사귈지 안사귈지 결정해.


나 : 계약연애?


ㅊㅈ : 엉 나랑 교육중에만 사겨보고 좋으면 나랑 사귀고 맘에 안들면 ㅇㅊ한테 돌아가.


나 : 너 무척 자신있어한다?


ㅊㅈ : 나 자신있어. 오빠 내 남자로 만들거야.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연애경험이 단 두번이었고 원래 제가 좀 쑥맥 기질이 있던터러


이런 ㅊㅈ의 스타일이 좀 신기하기도 하고


당돌하기도 하구요.


자신감에 찬 그 모습이 저에겐 없는거라 부럽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ㅊㅈ가 맘에 안들었다면야 제가 첨부터 거절했겠지만


외모도 착하고 말도 잘통하니


왠떡이냐 싶기도 하면서도 (이런걸 이르러 유식한말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하나요?)


제 머리속에선 천사와 악마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계속....



연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네요.


간만에 손가락 운동을 하니깐 어깨도 좀 결리는 것 같고..


어쨌든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연재는 계속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교육이 일반적으로 강의실에서 수업받는 것도 있지만


그외에도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고 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어서


강의실 수업 이외에는 ㅊㅈ와 이범학의 이별아닌 이별을 했습니다.



제가 속한 조가 지금 생각해보니 8명이었는데 남녀의 비율이 4:4 였습니다.


조별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일과후에도 조별로 토의를 하고 준비를 하려면


별도의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성인들 이다보니 뒷풀이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조 모임후 호프집에 갔는데 맥주가 몇순배 돌고난 뒤 한 ㅊㅈ가 저에게 묻더군요..


그 ㅊㅈ와 무슨 사이냐구요..


뭐 그냥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어요. 저야 계약연애에 대한 확답을 한것도 아니고


아직까진(?) ㅇㅊ이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그랬더니 저희조에 속한 결혼한 누님 한분이 저에게 귀뜸을 해주셨어요..


누님 : XX씨가 교육원에서 인기가 아주 많아..



제가 현빈이나 장동건 급과는 거리가 머니깐 절대 오해하지는 마시구요.


사실 저는 평범한 남자거든요..


살아오면서 여자에게 크게 주목을 받아본 적도 없고


데쉬를 받아본적도 없는 그냥 장삼이사의 전형이죠.


근데 인기라니 이건 또 뭔소린가요.


교육와서 졸지에 왕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군요.



나 : 에이.. 누나 저 인기 없어요..


누나 : 왜그래.. XX씨 우리 지점 아무개 ㅊㅈ하고 아까 그 ㅊㅈ하고 다 XX씨한테 맘이 있는데


           맨날 붙어 앉는 그 ㅊㅈ땜에 말을 못하는거야..


나 : 그래요? 전 인기없는 남잔데..


누나 : 아무튼 내가 아는것만 그정도고 또 있을껄?



그때부터 뒷골이 좀 띵하더군요...


제가 당시에 쌍용에서 나온 "한국인도 할수 있다는" 지프 밴형을 타고 다녔거든요.


그 차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밴이라 2인승이니 뒷쪽은 짐칸입니다.


화물을 싣고 다니려고 산게 아니라 세금이 싸서 산 차라


뒤에 화물칸은 아무것도 안싣고 다녔어요.


근데 저희 조 여자들이 다 차가 없는데 공교롭게도 저와 집이 같은 방향이어서


제 차에 타려고 했는데 제가 2인승이라 한명밖에 못탄다고 하니


나중에는 자기들끼리 순번을 정해가며 앞자리에 앉고 나머지는


화물칸에서 타고 갔습니다. ㄷㄷㄷㄷㄷㄷ



각설하고 암튼 그날 그렇게 호프를 먹고 집에 왔는데


ㅊㅈ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ㅊㅈ : 집에 오면 전화해.



뭐 제가 끝나고 모임간다는건 당연히 아는 사실이고 그 ㅊㅈ도 본인 조 모임에 갔으니까요.


집에 돌아가니 시간이 거의 10시쯤이라 씻고 누워서 전화를 했어요.


나 : 좀전에 집에 와서 씻고 이제 누웠어.


ㅊㅈ : 오늘 밤은 되게 외롭네.


나 : 왜 외로워?


ㅊㅈ : 오빠가 나 빼놓고 다른 사람들하고 술마시러 가서.


나 : 너도 니네조 모임 했을거 아냐.


ㅊㅈ : 오빠 생각만 나서 하나도 재미 없었거든!


나 : 어쩌냐 조별 프로젝트를 해야되는건데..


ㅊㅈ : 오빠랑 한조였으면 좋을텐데...


나 : 그래도 이미 이렇게 된걸 어떡해.. 내일 어차피 수업 같이 들을건데 뭐.


ㅊㅈ : 오빠....


나 : 왜이렇게 은근하게 불러?


ㅊㅈ : 우리집에 놀러올래?


나 : 지금? 이렇게 늦은 시간에?


ㅊㅈ : 어때.. 어차피 나 혼자 자취하는데...


나 : 그래도 지금 가서 뭐하게?


ㅊㅈ : 심심하니까 얘기좀 하자고...


나 : 전화로 얘기하고 있자나...


ㅊㅈ : 그래도 얼굴보고 얘기하는 거랑 같냐?


나 : 어차피 내일 얼굴 보자나...


ㅊㅈ : 우리집에서 얘기하다가 내일 아침에 오빠차타고 같이 교육원으로 가면 좋지 뭘 그래...




제가 좀 무뚝뚝하거든요..


그래도 그말을 듣는 순간


가슴속과 배꼽 아랫쪽에서 뭔가 싸~한 느낌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이제 모든건 제 선택에 달려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잠시 호흡좀 가다듬고요....




언젠가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께서 장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연재할때


'글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하셨는데 그 기분이 뭔지 알것도 같다는 주제넘은 생각을 해봅니다.


연재가 이렇게 흥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계속 독려하시니 저도 헛둘헛둘(?)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ㅊㅈ의 집으로 오라고 했으니 제 결정만 남은거 아닙니까.


일단 생각해보고 전화한다고 끊고나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여기서 가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해서요.


물론 지금 ㅊㅈ네 집으로 간다면


동물원의 명곡 <널 사랑하겠어>에 나오는


'그 흔한 유희로 이밤을 보낼 수도 있어'가 현실로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좀 무서운 생각이 드는겁니다..


내가 이런 관심을 받고 살아온 종자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온 소시민인데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요.


왠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주인공이 아닌걸까?


아니면 해외로 나간 ㅇㅊ이 나의 마음을 시험해 보기위한 작전이 아닐까


여러 생각들이 등나무와 칡나무처럼 얽히고 설켰어요.


10여분간의 ㅍㅍㅅㅅ(폭풍생각)속에 결국


오늘은 아직 때가 아니다.


좀더 참아보자라고 제 ㅈㅅ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ㅊㅈ에게 전화를 했지요.



나 : 오늘은 안갈래.


ㅊㅈ : 왜? 나 심심한데.


나 : 그냥 시간도 넘 늦었고 내가 맥주 마셔서 차 못끌고가.


ㅊㅈ : 택시타고 오면 돼지.. 내가 택시비 줄게.


나 : 아니야.. 내가 조만간 날 밝을때 갈게.


ㅊㅈ : 치사하구나. XX씨! 디게 지조있는 척 하네..


나 : 미안.. 그런건 아니구.. 그냥 오늘은 좀,...


ㅊㅈ : 알았어.. 자라 자!


이러면서 ㅊㅈ는 전화를 끊었어요.


하지만 잠이올리 있겠습니까?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다음날 교육원에 도착...



ㅊㅈ는 여전히 제 자리를 찜해놓고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그때부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ㅊㅈ와 저는 지난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필담을 하다가


대화의 소재가 자연스럽게(?) 볼트와 너트 맞추는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ㅊㅈ : 근데 오빠는 왜 ㅇㅊ하고 그게 잘 안맞아?


나 : 그걸 내가 아냐?


ㅊㅈ : 근데 그게 남녀간에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하던데......


나 : 그렇다고 하더라..


ㅊㅈ : 난 오빠하고 200% 잘 맞을거 같은데..


나 : 그걸 어떻게 믿어?


ㅊㅈ : 해보면 알지..




또다시 명치 언저리와 배꼽 아랫쪽이 싸~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한계에 다다른다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연재를 하며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비록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거기가 싸~해지는 군요...



소변좀 보고 오겠습니다.


물을 많이 마셨더니 이젠 소변이.....


ㅈㅅ


이런 반향은 교육원 이후 두번째로군요....


리플러들의 폭력성을 시험하기 위해 MBC 기자를 동원하여


연재를 끊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미 늪에 빠졌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했으니


ㅊㅈ 말마따나 해보면 아는게 맞지요....


그때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이었는데


그시간부터 싸~해지면 하루종일 힘들기 때문에


다시 화제를 돌렸습니다.



그날 교육이 끝나고 ㅊㅈ가 저보고 집까지 태워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마(?) 하고 태우고 가는데



ㅊㅈ : 우리 사귀는 거니깐 데이트 하러 가야지. 어디갈까?


나 : 잉? 데이트?


ㅊㅈ : 왜 데이트하기 싫어?


나 : 그런건 아니고.....


ㅊㅈ : 그럼 XX 쪽으로 가자.



전 그때까지 계약연애에 대한 확답을 안했거든요.


근데 ㅊㅈ는 이미 계약연애중이더군요.


데이트를 하는거야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그날 때마침 제가 수중에 돈이 5천원인가 밖에 없었는데


ㅊㅈ와 계속 필담을 나누느라


현금인출기에서 돈 뽑는걸 깜빡했습니다.


혹시 돈쓸일 있으면 카드로 계산해야지 하며 일단 데이트 장소로 갔는데


주차하고 내리자마자 ㅊㅈ가 제 팔장을 낍니다.


ㅊㅈ : 남들이 보기에 우린 다정한 연인이겠지?


나 : 그렇겠지...



그 순간 ㅊㅈ가 팔짱을 낀 제 오른쪽 팔꿈치에 물컹한 감촉이 전해졌습니다.


여지껏 ㅊㅈ가 속에 감춰둔건 제가 본적이 없었지만


팔꿈치로만 느낀 그것만으로도 이건 '빙산의 일각'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더 큰놈이 있을거라는 확신이 스치자 또다시 싸~한 느낌에 걷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ㅊㅈ에게 맛있은 것을 사주마 하고 뭘 먹겠냐고 했는데 만두랑 김밥을 먹겠답니다.


본인이 잘 아는 분식집이 있다며 데려가서 먹는데 먹는 모습도 이쁘고


보통 여자들 같으면 첫 데이트에 칼질을 하거나 분위기 좋은데서 비싼거 먹는다고 할텐데


참 소박하다는 것과 문득 이런 여자와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먹고 나니 8천원인가 들었는데 분식집이라 카드 계산도 뭐하고


5천원밖에 없으니 난감하더라구요.



뭐 필담으로 볼트 너트 맞추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하는 사이에 쪽팔릴게 뭐있냐 하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말했어요. 지금 수중에 돈이 5천원 밖에 없다구요..



ㅊㅈ : 오빠 지갑좀 줘봐.


나 : 지갑은 왜.


ㅊㅈ : 진짠지 아닌지 확인좀 하게..



그래서 지갑을 줬더니만 본인 지갑을 꺼내서 돈 2만원을 제 지갑에 넣어주더라구요.



ㅊㅈ : 그래도 돈은 남자가 내는게 폼이 나니깐 이렇게 해주는거야.


나 : 눈물나게 고맙네..



ㅊㅈ의 배려심에 점점더 저는 ㅊㅈ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제 지갑속에 있던 ㅇㅊ과 저의 스타샷 사진을 본 ㅊㅈ가 말없이 사진을 꺼내더니


뒤집어서 안보이게 거꾸로 다시 끼웁니다.



저녁을 해결하고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정말 그 순간 애인인 듯한 착각속에 지내다가 힐을 신은 ㅊㅈ가 다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나 : 다리 아프면 이제 그만 갈까?


ㅊㅈ : 싫어. 데이트 더하고 싶단 말야..


나 : 그래도 ㅊㅈ 니가 다리 아프니깐..


ㅊㅈ : 그럼 우리 저기가자.



보니까 비됴방이더라구요.


아무생각 없이 전 다리가 아픈 그녀를 위해 비됴방으로 갔습니다.




계속 연재하니 손가락에 땀이 차서


키보드가 끈적해지는 느낌이군요.


손좀 씻고 오겠습니다.



저 자게이 활동은 거의 안했는데 지금 보니깐 쪽지 있는데가 깜빡이는데


클릭해보니 몇분이 친추를 하시네요?


이거 싸이 1촌인가요?


일단 저는 이게 뭔지 모르니깐 승인은 유보합니다.




아무튼 ㅊㅈ와 ㅂㄷ방으로 갔습니다.


무슨 영화를 골랐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여러분들이 알고 싶은 것도 영화제목이 아니라는건 잘 압니다.


구석진 방으로 안내가 되었어요.


이윽고 영화는 시작되었구요..



아시겠지만(?) 쇼파에 누웠는데 ㅊㅈ가 제 팔을 잡고 본인 머리로 가져가더니


팔베개를 하더라구요.


옆으로 누워서 한손으로는 제 ㅅㄱ 부위에 올려놓구요.


그때부터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 머릿속 천사와 악마의 싸움은 이미 악마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는 느낌이었구요.


여기서 어떻게 해야되는건가 방법론(?)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말없이 집합과 명제부터 수열과 미적분을 지나 확률과 통계까지 진도를 뽑으면 되는건가


아니면 여기서 일단 집합과 명제부터 수열까지만 하고


중요한 미적분과 확률 통계는 다른데서 해야 하는건가 라구요.


이런 생각이 들때쯤......



ㅊㅈ : 오빠 눈좀 감아봐.


나 : 아.. 왜?


ㅊㅈ : 아 잔말말고 그냥...


나 : 알았어... 근데 언제 떠?


ㅊㅈ : 내가 말할때 까지 절대로 뜨면 안돼. 절대로.. 알았지?


나 : 어...



한 5초쯤 지났을까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건지 몰랐어요...


그순간...


제 입에 뭔가 닿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이후 설왕설래 하는 사이가 들었지요.



간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5분간 그랬을까요?


ㅊㅈ가 말없이 제 오른손을 잡고 본인의 등쪽으로 가져갑디다.


순간 뭐지? 하는 느낌이었는데.......



ㅊㅈ : (나지막히 귓속말로) 이럴땐 센스있게 ㅂㄹㅈㅇ 풀러주는거야...



사람말을 잘듣는 저는 순순히 ㅊㅈ의 말에 따랐지요...


이미 분기탱천해질수 있을만큼 분기탱천한 (뭐가?) 저는


그 이후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던거 같아요.



중요한건 비됴방에서 여러분들의 바람과는 달리 볼트와 너트를 맞추지는 않았습니다.


ㅊㅈ도 그것까지 원하지는 않았어요...


상도덕상(?) 저도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지도 않았구요..


독립영화인지 단편영화인지 눈깜짝 할 사이에 끝나버렸고


저희는 나와서 제차로 갔습니다.


차에 올라타자 마자



나 : 가자


ㅊㅈ : 어디


나 : 니네집...




한번에 모든걸 보여주면 재미없으니


이쯤에서 한번 숨좀 고르고 갈게요...


화장실도 안가고 바로 연재 이어갈게요....




오후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이짓(?)만 하려니 웃기기도 하고 좀 그렇군요...


제 자리가 좀 오픈된 자리여서 이놈저놈 다 지나다니면서 보이는데...


여직원들도 많아서 은폐엄폐를 해가며 쓰려니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이성을 잃은것 같습니다.


그때 머릿속엔 온통 볼트와 너트를 맞추는 생각밖에는 없었으니까요.


차를 몰고 ㅊ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도로가 독일의 아우토반이 아닌게 한스러웠고


ㅊㅈ 집으로 향하는 그길에 뭔 신호등이 그리도 많고 계속 걸리던지요...


우여곡절 끝에 ㅊㅈ의 자취방으로 갔습니다.ㅊㅈ 혼자 사는 방이다보니 입구에서부터 향기가 나더군요.


친구들 자취방에서 나던 냄새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도착한뒤 다시 설왕설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엔진은 최대 RPM으로 올라갔구요...


가볍게 ㅂㄹㅈㅇ를 풀었는데 허걱......


역시 제 추측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ㅊㅈ : 전 ㄴㅊ도 내 ㅅㄱ에 뻑갔었어....


전희를 끝내고 동물원의 명곡 <널 사랑하겠어>에 등장하는 '그 흔한 유희'가 시작되려는 찰라...


왠일인지 ㅊㅈ가 제지를 하더라구요.


어라 이게 아닌데?


싶어서 재차 시도했지만 역시나 였어요.


나 : 왜그래??


ㅊㅈ : 진지하게 물어볼게.. 나랑 사귀는거면 하고 그게 아니라 단순히 충동때문이라면 안돼.


그 순간 무슨 말은 못하고 대한민국에 불가능 한것이 어딨겠습니까?


그러마.. 오직 너만 사랑한다 했지요...


하지만...


ㅊㅈ : 지금 모습은 오빠의 본모습이 아닌것 같아.


나 : 이게 내모습인데 왜?


ㅊㅈ : 정말로 지금 날 사랑해서 그런건 아닌거 같다고....


그말을 듣고나니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은 진도를 멈췄습니다.


ㅊㅈ : 난 언제든 오빠만 보고 있을테니 천천히 생각해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거 같아.


나 : 그래 내가 좀 성급했던거 같긴 하다.


ㅊㅈ : 지금 까짓거 한번 하는거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계약커플이 아니라 정말로


사귀면 그땐 원없이 볼트와          


너트를 맞추자고....


나 : 알았어...세상에 밀당도 이런 밀당이 또 있을까요?


정신을 차린 우리는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었고


ㅊㅈ는 저를 바래다 주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기나긴 생각에 더욱 머리가 아팠죠.....


그렇게 한주가 흘러갔고


다음주..


평소와 다름없이 교육을 받았고 필담은 이어졌습니다.


ㅊㅈ : 나 지난주말 고향에 있는 엄마랑 통화했어나 : 그래?


ㅊㅈ : 응. 이번 명절때 사위랑 같이 고향갈거라고 말했어


나 : 헉... 너무 앞서가는거 아냐?


ㅊㅈ : 아냐. 내 로망이 ㄴㅊ에게 한복 입혀서 고향가는건데 이번 명절에 오빠랑 그렇게 할려고..


나 : 난 아직 결정 못했는데......


ㅊㅈ : 오빠는 어차피 계약연애 기간에 나한테 넘어오게 되어 있다니깐....


나 : 후후...


ㅊㅈ : 그건 그렇고, 오늘 우리집에서 잘래?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인가요?전 아직 결정을 못내린 상황이었고


확신을 준것도 아닌데자고가라니....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음.. 제글이 다 삭제되니 맥빠지네요.


사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인데요....


지금껏 한 이야기는 딱 절반 연재한건데..


이렇게 신고를 당하니저도 먹고 살려면절필을 해야할것 같네요...


어차피 신고당할거 한번에 다 쓰라는 분도 계신데한번에 쓸만한 내용은 아니에요..


4주차중에 이제 1주일하고 이틀 정도 지난건데 말이죠....


추신 : 자게이는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네요..


ㅎㅎㅎ암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는데 검열 크리에 걸려버렸네요....


쌍팔년도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제 글에 노골적인 묘사나볼트와 너트 맞추는 이야기는 있지도 않았는데


삭제되니 좀 황당하고 암튼 그렇습니다.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지도 몰랐고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잼있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는데요....


덧글 주신분들과 쪽지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평범한 ㅊㅈ와의 평범한 연애담 올릴게요...


결론 : 지금 그 적극적이었던 ㅊㅈ와 사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ㅡㅡ;




ㅊㅈ가 저에게 본인의 집에서 자고가라고 제안하자 또다시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했죠..



나 : 놀리는것도 아니고 뭘 또 자고가라고 그래?


ㅊㅈ : 오빠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그러지..


나 : 근데 난 솔직히 말하면 손만 잡고 잘 자신이 없다.


ㅊㅈ : 그럼 마음의 결정을 얼렁 내려. ㅋ


나 : 오늘 교육 끝날때까지 생각해보고...



오후내내 생각해봤지만 제가 ㅊㅈ집에 가서 정말 오누이처럼 잠만 자고 나올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사지멀쩡하고 혈기 왕성한 20대 후반의 총각에게 그건 너무 가혹한 형벌같았어요.


그래서 결국 안가겠다고 말했죠.



나 : 안갈래


ㅊㅈ : 왜?


나 : 자신없어..


ㅊㅈ : 치사하다. XX씨


나 : 뭐가 치사해..


ㅊㅈ : 오라고 해도 안오고 암튼 치사해..




그런데 그날 오후는 조별로 팀플이 또 있었습니다.


제가 2조였고 ㅊㅈ는 5조였는데 팀플후 조별로 뒷풀이를 갔어요.


이 ㅊㅈ가 특이하게 술을 체질적으로 거의 못먹더라구요.


맥주 한잔만 마셔도 온몸이 새빨게지고 두잔이면 완전 치사량에 가깝게 되어서..


평소 술자리에서도 술을 입에도 안대는데 


보통 술을 안먹는 사람들 같으면 그런 자리 자체를 싫어하지만


이 ㅊㅈ는 특이하게도 술자리에 잘어울려요.


본인은 사이다를 놓고 마시면서도 술먹은 사람보다 더 말도 잘하고


노래방까지 따라가서 신나게 놀고 올 정도니까요.



우리조 모임후에 뒤풀이를 하고 술이 몇잔 들어가니 


솔직히 낮에까지 다잡았던 마음이 흐트러지면서


갑자기 ㅊㅈ의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팀장님이 사무실을 배회하시는군요...


잠시후 다시..



집에 도착한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ㅊ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ㅊㅈ가 완전 혀가 꼬부라졌더라구요.


나 : 왠일이야? 술도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마신거야?


ㅊㅈ : 오..빠..가... 안..온..다..고.. 해..서.. 열..받..아..서.. 마..셨...지..


나 : 그래도 그렇지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왜마셔? 집엔 어떻게 갔어?


ㅊㅈ : 우...리..조.. 김..주..임..님..이.. 태..워..줬...어..



ㅊㅈ가 완전 취해서 정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 얼른 자라고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교육원에 도착하니 자리를 잡고 기다려야 할 ㅊㅈ가 보이질 않더군요.


술마시고 뻗었나 걱정이 되서 문자를 보내려는 찰라


초췌한 얼굴로 ㅊㅈ가 오더군요..


나 :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ㅊㅈ : 소주 몇잔 마셨어?


나 : 술도 못한다며? 근데 왜 술을 마셔.


ㅊㅈ : 몰라.. 


나 : 그래서 늦게 일어난거야?


ㅊㅈ : 어.. 지각할뻔 했는데 아침에 김주임님이 집앞으로 태우러 오셨더라고...


        그래서 그나마 제시간에 도착했어.


나 : 그 형님(김주임)은 집도 반대방향인데 너땜에 고생하셨네...


ㅊㅈ : 근데 김주임님이 오빠랑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더라.


나 : 그래서?


ㅊㅈ : 내가 좋아한다고 그랬지..


나 : 그러니까 뭐래?


ㅊㅈ : XX씨 여친 있는거 아냐고 하더라구..


나 : 그래서?


ㅊㅈ : 안다고 그랬지 뭐.


나 : 그 형님이 왜 그걸 물어봤지?


ㅊㅈ : 몰라. 그러면서 나중에 상처받으니깐 오빠한테 너무 맘주지 말라고 하더라구.




김주임(대역, 가명)이라는 분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저와 동기이고 바로 옆지점에 근무하는 분이고 업무적으로도


저와 약간 연관이 있어서 평소 안면이 있는 분입니다.


저보다 한살 많아서 제가 형이라고 불렀구요.


그 ㅊㅈ와 같은조 였는데 어제 ㅊㅈ가 술에 취했을때 


데려다 준 것도 그렇고 오늘 아침에 ㅊㅈ를 태우고 온것도 그렇고


그 형네 집과 완전 반대방향인데 일부러 그렇게 해준게


좀 의아했습니다.


더구나 차에서 ㅊㅈ와 나눈 대화도 좀 찜찜했구요.


혹시 김주임이 ㅊㅈ에게 마음이 있는건 아닌가 싶었어요.


김주임은 평소 말이 별로 없고 조용조용한 스타일인데


ㅊㅈ는 워낙 활달하고 쾌활하고 명랑하니 끌릴만도 했죠.



어쨌거나.. 그날 교육을 마치고


ㅊㅈ와 저는 또다시 시내에서 데이트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분식을 사준게 맘에 걸려 이번에 좋은데서 맛있는걸 사주마 했죠.


만약을 대비해서 현찰도 넉넉히 뽑아놓고요. ㅎㅎ


저녁 먹으러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자니까 ㅊㅈ가 싫다고 하더군요.



ㅊㅈ : 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좋아.


나 : 내가 비싼거 사준다니깐 그러네..


ㅊㅈ : 오빠돈이 내돈이고 내돈이 오빠돈인데 아껴야지.


나 : 내돈이 왜 니돈이야?


ㅊㅈ : 내가 오빠 부인이니까. ㅎㅎ


나 : 또!또! 앞서간다.


ㅊㅈ : 두고보라니깐..


나 : 오늘도 힐 신고 왔네? 


ㅊㅈ : 오빠 키가 큰데 내가 작으니까 보조를 맞추려면 이정도는 신어줘야해.


나 : 또 다리아프다고 저번처럼 이상한데(?) 가자는거 아냐?


ㅊㅈ : 떡줄사람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이나 마시지 마셔..



아무튼 누가봐도 연인같은 행동에


누가봐도 연인같은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데이트를 했습니다.


제 마음이 슬슬 ㅇㅊ에서 ㅊㅈ 쪽으로 기우는 것을 느끼면서요..



그런데 데이트 중간중간 ㅊㅈ에게 계속 문자가 왔습니다.


나 : 누가 이렇게 자꾸 문자를 보내?


ㅊㅈ : 김주임..


나 : 뭐라는데?


ㅊㅈ : 시간되면 잠깐 볼수 있냐고..


나 : 왜그러지?


ㅊㅈ : 몰라.. 저번에 차 한번 얻어탔더니 그 이후로 계속 연락오네.. 짜증나게.


나 : 그 형이 너한테 맘이 있나부다.


ㅊㅈ : 난 그런 스타일 딱 질색이야.


나 : 그 형네 집이 엄청 부자인데...


ㅊㅈ : 그게 뭐 어쨌다고? 차 얻어탄거 땜에 미안해서 답장 해줬더니 자꾸 짜증나게 하네..


나 : 이거 그형하고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자꾸 입장 난처해지네.


ㅊㅈ : 오빠가 왜? 신경쓰지마. 나도 이제 답장 안하고 무시할거니까.


나 : 그게 되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업무적으로도 나랑 연관이 있는데.


ㅊㅈ : 진짜 그 김주임 이상한 사람이네...




데이트를 마치고 우리는 ㅊ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말은 안했지만 암묵적으로 오늘은 ㅊㅈ의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지요.



우리는 룰루랄라 ㅊ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ㅊㅈ의 자취방 앞에서 차를 대로 내리는 순간...


황당하게도 김주임이 현관앞에 서있더군요..


물론 우리, 아니 저를 본 김주임의 표정은 더 황당한 기색이 역력했구요.



드라마나 소설, 영화같다는 표현을 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소설보다 더 비현실 적이고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김주임 : 왜 둘이 같이와?


ㅊㅈ : 그러는 주임님은 왜 여기 계세요?


김주임 : 저는 ㅊㅈ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ㅊㅈ : 미안하지만 저는 주임님께 관심 없거든요!


김주임 : XX씨는 ㅇㅊ 있는데요?


ㅊㅈ : 알아요. 그건 주임님이 상관하실건 없자나요.



정말 그순간 제 자신은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그 형님도 제가 인간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분이고


ㅇㅊ도 없어서 ㅊㅈ가 맘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하필 ㅇㅊ이 있는 저와 엮이게 되면서 


뭔가 꼬여도 단단히 꼬이게 된 것이니까요.


둘중 한사람은 이제 나와의 인연도 끝이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김주임 : XX씨한테 이런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닌것 같네요.


나 : 저.. 그게 아니고..


김주임 : ㅇㅊ 있는 사람이 ㅊㅈ 꼬드겨서 데리고 놀다가 상처주지 말고 왠만하면 놔주세요.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이도저도 아닌 제가 무슨말을 한들


그리고 이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도 김주임이 믿어줄거란 생각을 할수 없었습니다.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죠.



참을수 없는 침묵이 흘렀고


얼마나 지났을까 김주임은 가겠다며 자리를 떴습니다.


김주임이 떠나고 이런 상황에서 ㅊㅈ집에 들어갈 수 없어


ㅊㅈ에게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ㅊㅈ가 울면서 저에게 달려와 안기더군요.


ㅊㅈ : 오빠 가지마.. 제발 부탁이야..


나 : 미안해.. 하지만 오늘은 그냥 가야될거 같다.


ㅊㅈ : 나 진짜 오빠 사랑한단 말이야....



여자의 눈물에 한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게


남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유부단한 제 자신이 너무도 싫었어요.



'어찌하여 하늘은 ㅇㅊ을 낳고 또 ㅊㅈ를 낳았는가.'


마음속으로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참을 그렇게 서있던 우리는 결국 ㅊㅈ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일단 달래놓고 집으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말없이 안고만 있었습니다.


울고싶을때는 그냥 울게 놔두는게 더 좋을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흐느낌이 잦아든 ㅊㅈ가 갑자기 제게 ㅋㅅ를 퍼붓더군요.


그렇게 거세게 설왕설래를 해본적이 또있을까 싶었습니다.


강력한 진공청소기 마냥 빨아들이던 ㅊㅈ의 구력(口力)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죠.


그러더니만 ㅊㅈ가 제 옷을 벗겼습니다.


뭔가 상황이 거꾸로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러면 안돼요돼요돼요돼요 라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속눈썹에는 땀이 맺혔습니다. (주어는 없습니다.)



그리고 ㅊㅈ와 저는 한숨도 잠을 못잤습니다.





다음날...


같이 샤워를 하고 교육을 받으로 가려고 하는데


ㅊㅈ에게 문자가 오더군요...


김주임이었습니다.


문자 내용은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가요.'



헐....




계속 키보드를 두들겨대니 손목과 어깨가 결리는군요...


ㅠㅠ

몇몇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수위에 맞게 표현을 하자니 글도 안살고 내용도 짧고...


암튼 명목이 없습니다.


속눈썹에 땀이 맺히는걸 0.5초 단위로 설명해드리고 싶었지만....


'어찌하여 하늘은 자게이를 낳고 또 ㅅㄱㄷ을 낳았는가!'


(물론 김주임님과 같은 눈치를 가지신 분이라면 그것도 눈치 못채셨을듯.. ㅎㅎ)





본론으로 돌아와서


눈치빠른 김주임이라면 제차를 봤을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김주임이란 분이 눈치가 빠른분이 아니어서..


하긴 눈치가 빠르다면 그렇게 ㅊㅈ에게 들이대지 않았겠죠..


제 생각엔 제차를 못봤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주임에게 직접 물어본게 아니니 진실은 김주임만이 알고 있겠지만요.


아, 그리고 김주임은 어디까지나 '대역'이고 '가명'입니다.


이글은 큰 틀에서 사실이지만 대화나 기타 디테일한 몇몇가지 들은


제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고 제 신상이 털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모자이크 처리되어있으니,


일단 전국의 선량한 김주임님들께는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해야 겠네요.




각설하고 다시 돌아와서



나 : 어떡하지? ㅊㅈ 넌 그냥 김주임차 타고 가라.


ㅊㅈ : 싫어. 미쳤어? 


나 : 그럼 어떡해?


ㅊㅈ : 그냥 같이 나가.


나 : 너야말로 미쳤냐?


ㅊㅈ : 몰라. 난 암튼 지금 나가서 김주임 혼자 가라고 할거야.


       오빠는 따라오던지 말던지 해.



그땐 진짜 형이고 나발이고 김주임이 짜증나더군요.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을텐데


ㅊㅈ나 김주임이나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건


동일한데 상대방의 태도는 이렇게 다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ㅊㅈ가 먼저 나가서 김주임과 설왕설래(?) 하더니


결국 김주임을 먼저 보냈습니다.


저는 긴박했던 그 순간을 보내고 같이 교육원으로 갔구요.



그날 교육은 집중이 하나도 안되더라구요.


어차피 교육은 듣지 않았습니다만 상념에 사로잡혀서요.



ㅊㅈ : 오늘은 좀 이상하다.


나 : 뭐가?


ㅊㅈ : 평소처럼 말도 없고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나 : 아냐..


ㅊㅈ : 내가 보니깐 오빠는 언니(제 ㅇㅊ을 ㅊㅈ가 이렇게 불렀습니다.)하고 안맞는 이유가


          오빠 때문인건 아닌거 같아.


나 :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ㅊㅈ : 어제 보니까 알겠던데.. ㅎㅎ


나 : 으이구....




그 이후에도 김주임은 ㅊㅈ에게 계속 들이댔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ㅊㅈ가 정말 모질게 김주임을 뿌리쳤어요.


둘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직접 본게 아니고


ㅊㅈ도 대답을 잘 안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추측은 되더라구요.


한편으로 김주임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앞으로 대면하면 어떻게 해야되나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맘은 편치않았습니다.


결국 김주임도 그렇게 떨어져 나갔으니까요.


다만 가끔 김주임과 마주치면 김주임은 매서운 눈초리로 저를 쏘아볼뿐 이었습니다.



그렇게 일년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주말이 다가왔습니다.


ㅊㅈ는 저를 본인의 집으로 초대했죠..



ㅊㅈ : 이번 주말에 우리집에 놀러올래?


나 : 가면 뭐하는데?





일하면서 틈틈히 쓰려니 진도가 안나가는군요.....


급한일 처리하고 다시 오겠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왜 어학연수를 떠난 ㅇㅊ대신 눈앞에 있는 ㅊㅈ를


선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계신줄로 압니다.


그 이유는요...



ㅊㅈ도 괜찮았지만 당시 사귀던 ㅇㅊ의 스펙이 ㅊㅈ보다 더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펙은 사전적 의미 + 육체적 의미 포함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 분에 넘칠정도로 과분한 ㅇㅊ이었고


학생때부터 오랫동안 사귄 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난할 때 친하였던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고,


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한 아내는 집에서 내보내지 않는다는


조강지처의 고사를 당시에는 맘속에 품고 있었던지라


쉽게 ㅇㅊ을 포기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ㅊㅈ가 나은점이 있다면 성격이 더 활달하고 저를 더 많이 좋아해주는 것


그리고 같은 직업을 갖고 있어서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물론 볼트와 너트 사이즈가 잘 맞는건 덤이구요.



ㅇㅊ은 사실 직장을 다니다가 스펙을 쌓는다고 모아돈 돈을 탈탈 털어서


어학연수를 간 거였거든요.


당시에 제가 결혼을 무척 하고 싶어 어학연수를 반대했는데


ㅇㅊ은 어학연수를 떠나고 돌아와서 취직한다는 보장도 없고


취직을 하더라도 결혼하려면 당장 돈이 없으니 또 몇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던 반면


ㅊㅈ는 제가 오케이만 하면 당장이라도 사실혼(?)이라도 들어갈 기세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분명히 말씀 드릴수 있는 것은 그 어떤 자게이라도 당시의 제상황에서 


ㅇㅊ과 ㅊㅈ중 ㅊㅈ를 바로 선택할 수 있는 분은 드물거라는 사실은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둘을 가지고 저울질 했다고 비난하시면 어쩔수 없지만


본인의 문제가 아니니 감놔라 배놔라 하시겠지만


제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아닌 이상


그거 막상 닥치면 생각보다 어려운 겁니다. ㅠㅠ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ㅊㅈ는 토요일 오후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교육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이었거든요.



ㅊㅈ : 내일 저녁 6시 정도까지 우리집으로 와.


나 : 내일 할일도 없는데 일찍 만나면 안돼?


ㅊㅈ : 보고싶어도 혼자 해결하면서 참고 시간 맞춰서 와. 


       너무 일찍오면 안돼. 알았지?


나: 뭔데 시간까지 맞춰가며 가야되는거야?


ㅊㅈ : 와보면 알아.. 그리고 속옷은 여벌 챙겨오구.


나 : 알았어..




토요일이 되었고 참 시간이 더디게 흘러갔습니다.


할때도 안된 샤워를 하며 그 멜로딜 따라해요~ 아이야~~


암튼 할일이 없으니 시간때우며 샤워도 하고


시간에 맞춰 ㅊㅈ의 집에 당도했어요...




투 비 컨티뉴......


자주 못올려도 양해해 주시길.....


이글 올린다고 자게이들이 월급주는건 아니자나요..




댓글들을 읽다보니 서론이 길고 본론이 짧다는 분들이 계신데


이전글 댓글에 ㅇㅊ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게 있어서 


설명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겁니다.


글이 짧다는 분들도 계신데 막상 본인이 이렇게 쓰려면


쉽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이 터져나오니 좀 죄송스럽긴 하지만


모든분들의 입맛에 100% 맞춰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화가나더라도 조금씩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재를 업으로 삼는 작가들도 기한내 원고를 쓰는게


쉽지 않다는데 하물며 본업에 종사하며


무보수로 틈틈히 연재하는 저에게 그런 비난을 하시면 가슴아픕니다.


또 서론이 길다고 하실테니 연재로 이어집니다.





ㅊㅈ의 집에 도착하니


뜻밖에도 ㅊㅈ가 앞치마를 두르고 저를 위한


저녁상을 차려놨더군요.


찌개며 잡채며 샐러드며 낮동안 뭘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가더라구요.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어달라는데


세상 그어떤 산해진미가 이보다 맛있을 수 있겠습니까.


맛을 떠나 감동을 먹었습니다.



ㅊㅈ : 어때? 맛없지?


나 : 아냐 진짜 맛있다.


ㅊㅈ : 진심을 얘기해줘.


나 : 200점이야.. 너 요리도 잘하는구나?


ㅊㅈ : 지금 당장 오빠한테 시집가도 되겠지?


나 : 엉.. 너를 부인으로 얻는 남자는 진짜 행복하겠다.


ㅊㅈ : 오빠 진짜 행복해?


나 : 어..?



이성은 ㅇㅊ에게 가야한다고 했지만


감성은 ㅊㅈ에게 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녁을 배불리 먹고 


과일까지 먹은 ㅊㅈ와 저는 방에 누워서


주말연속극을 시청했습니다.



마치 몇년뒤 내 결혼생활은 이런 모습일꺼라는 상상과 함께


지금은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말이죠.



당시가 초여름이었는데


제가 여름에는 샤워를 한뒤 둘다 옷을 벗고


에어컨을 틀어놓은 상태로 홑겹 이불에서 자는걸 좋아했거든요.


ㅊㅈ의 집에는 비록 에어컨은 없지만 선풍기를 틀고


그렇게 했습니다.



물론 만리장성을 아주 견고하게 쌓았지요.


만리장성을 너무 공들여 쌓은 탓인지


피곤에 골아떨어진 저는 깊은 숙면을 취했습니다.



몇시쯤이나 되었을까


주변은 아직 컴컴한데 ㅊㅈ의 손가락이


제 명치끝에서 움직이는 느낌에 잠을 깼습니다.


ㅊㅈ가 검지 손톱으로 제 배꼽 아랫쪽을


긁고 있더군요.....




사무실 에어컨을 안틀어주니 덥네요...


바람좀 쐬고 와야할듯....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만들어주신 왕사슴님 감사합니다.




손으로 왜 긁었는지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ㅊㅈ는 잠을 이루지 못했고


저또한 잠을 깼다는 사실이 중요한거죠.



나 : 안자?


ㅊㅈ : 잠이 안오네..


나 : 왜?


ㅊㅈ : 그냥.. 이런저런 생각에..


나 : 피곤할텐데 얼른 자야지..


ㅊㅈ : 우린 왜이렇게 늦게 만난걸까?


나 : 뭐가..?


ㅊㅈ :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 오빠랑 언니가 만나기 전에 내가 먼저 오빠를 만났다면


       이렇게 고민할 일도 걱정할 일도 없는건데 말야. 안그래?


나 : 그렇지...


ㅊㅈ : 바보같이 남자가 줏대없이 언니한테 넘어가냐.. 좀만 기다렸다 나한테 넘어오지..


나 : 흐흐흐...




이러저런 대화 끝에 지난밤 쌓았던 만리장성의 마무리가 덜된 것을 알고


하자보수에 들어가려던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배에서 이상한 신호가 오더군요.


저녁을 무리하게 다 먹은 탓인지


아니면 추운데 옷을 제대로 안입고 선풍기 바람을 쐰 탓인지


하자보수는 커녕 일단 제가 먼저 살고 봐야 했습니다.


화장실로 폭풍질주 후 ㅍㅍㅅㅅ를 했죠.


세상에 이런 쪽이 있다니...



ㅊㅈ : 무슨일이야.. 괜찮아?


나 : 어 괜찮아..



하지만 괜찮지 않았어요..


그 이후로 아침까지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으니까요.


둘다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만리장성을 쌓으면서 밤을 샜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저는 저 나름대로 쪽이 팔리고


ㅊㅈ는 ㅊㅈ 나름대로 본인이 만든 음식때문에 그런건가


계속 자기땜에 미안하다고 하구요.



폭풍(?)의 밤을 보낸 ㅊㅈ와 저는 


결국 일요일 낮동안 늘어지게 잤습니다.


교육이 3주차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절반을 넘어 꺾인 시점이 되었지요.


어차피 ㅊㅈ도 저에게 교육이 끝날때 제 결정을 듣는다고 했기때문에


그냥 마음가는대로 행동할 뿐이었습니다.



항상 궁금했던건 이 적극적인 ㅊㅈ의 발언이나 행동때문에


남자를 나한테 하듯이 사귀었냐 하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하루는 집에서 ㅊㅈ의 싸이를 들어가봤습니다.


당시만 해도 1촌공개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고


대부분 전체공개를 하던 때라서요...


ㅊㅈ의 싸이를 들어가보니 껄떡거리는 ㅉㅈㅇ들이 몇명 보이더군요.


ㅊㅈ의 싸이 대문글 히스토리를 보니 그간의 감정들이 묻어나왔어요.


기분이 너무너무 좋거나 때로는 너무 슬프고 우울하다는 글들이


교육이 시작된 이후 바뀌더라구요.


모든게 저 때문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제 싸이를 전체공개에서 1촌공개로 변경했구요....



나 : 넌 원래 남자한테 이런식으로 들이대?


ㅊㅈ : 아니야 진짜 아니야.


나 : 근데 나한테는 왜 이러는데?


ㅊㅈ : 그거야 오빠가 너무 좋으니까 그렇지.


나 : 내 생각엔 만난지 몇일 되지 않는데 어떤 확신이 들면 그럴까 싶어.


ㅊㅈ : 사실 나도 집에가서 잘때 혼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정말 깜짝깜짝 놀래. 나 사실 원래 이런애 아니거든.


       물론 활달하고 솔직하긴 하지만 남자한테 이런적이 처음이어서


       내가 한 행동을 집에가서도 다시 생각하고 깜짝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내가 왜그랬지 하다가 그러지 말아야지 오빤 ㅇㅊ 있는 남자인데 생각하고


       내가 맘 접어야지 했다가도 아침에 오빠를 보면 내 마음이 주체가 안돼..


나 : 참 어렵다...


ㅊㅈ : 믿지 않겠지만 나 고등학교때까지 진짜 모범생이었거든.


       반에서 1, 2등 하고 반장도 계속 하고.. 수능을 망치는 바람에 좋은 대학은 못갔지만 말야..


       그리고 남자도 전 ㄴㅊ 딱 한번 사귄게 전부야.


나 : 그 ㄴㅊ한테도 이렇게 들이댔어?


ㅊㅈ : 아냐.. ㄴㅊ하고 CC 였는데 ㄴㅊ이 계속 따라다니고 졸라서 사귀게 된거야.


나 : 진짜 믿어지지 않는 얘기다.


ㅊㅈ : 믿어지지 않겠지만 진짜야.. 나 되게 순진해. ^^


나 : 그래 그렇다고 해두자.


ㅊㅈ : 믿지 말던가. 흥.



근데 ㅊㅈ의 싸이를 보다보니 과거 사진이 있는데


범생이었다는 말이 맞는거 같긴 하더군요.


현실과 매치가 안되어서 그렇지.. ㅎㅎ




3주차가 되니 조별 모임을 많이해서 그런지 교육시간에


대부분 같은 조원들끼리 삼삼오오 앉더라구요.


물론 저와 ㅊㅈ는 그렇지 않았지만요..


조별 모임을 하면 팀원들의 저에대한 성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대놓고 연애질을 한다는 둥


눈꼴 사나워서 못보겠다는 둥


그래서 결국 하루는 ㅊㅈ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은 조원들과 앉게 되었습니다.


물론 ㅊㅈ는 완강히 반대를 했어요.


지들이 뭔데 감놔라 배놔라 하냐며...


자긴 아침에 자리를 잡아놓을 테니 


무조건 자기 옆에 앉으라며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았지요.



문제의 다음날...


아침에 와보니 ㅊㅈ가 자리를 잡고 절 기다렸어요.


하지만 이미 전날 조원들과 약속한게 있는지라


모른척하고 조원들에게 갔습니다.


1교시 중간에 ㅊㅈ에게 문자가 오더군요...



배...신...자...!



참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이상으로 오늘의 연재는 마치고


생업에 종사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다음편이 올라올까 하는 마음에 F5를 누르지 마시고


내일까지 참아주시길.....


내일 점심먹고 1시 반에 찾아오겠습니다.

 




드디어 시즌3을 시작하게 되는군요.


시작하면서 여기까지 올줄은 몰랐는데


제가 사실 PC통신 시절부터 글을 읽고 써왔고 지금도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쓰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무작정 글을 쓰며 다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떤 주제가 불현듯 떠오르면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써나갑니다.


그런데 연재라는 것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제가 생각한대로 글이 진행되는데


시즌2에 들어가면서 부터 뭔가 좀 여러가지로 제 맘에 드는 표현도 안나오고


진부해진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검열을 의식할수밖에 없다보니


수위조절의 외줄타기와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것도 어렵구요.


원래 노골적인 표현보다 비유와 은유, 그리고 패러디를 좋아하는데


시즌2에서는 징계버거를 먹지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말씀은 드렸습니다만


공대출신인데 단순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그간 여기저기 글은 많이 썼지만 연재는 처음이라


이어서 계속 써야 한다는 것에 얽메이다 보니 뒤로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시즌3을 끝으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그동안 남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전부 읽어봤는데요


전반적으로 재밌다는 분들과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힘을 내고


여기까지 온것 같네요.



때로는 댓글을 읽으면서 사무실에서 혼자 낄낄거리기도 하고


제 글보다 자게이들의 댓글이 더 잼있고 위트가 넘치더라구요.. ㅎㅎ


다만 아쉬운건 시즌1의 글이 강제철거 당하는 바람에


댓글을 어느정도 읽었습니다만 전부 읽기도 전에 날라갔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근데 공지에선가 글 하나 올리고 댓글이 달릴때마다 포인트가 올라간다는데


왜 저는 많은 글을 올리고 댓글이 많이 달려도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히 -125점인지 의문이네요. ㅎㅎ




각설하고 시즌3 시작합니다.



배신자라는 문자를 받고나니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편치 못했는데 교육시간이 내내 좌불안석이더군요.


오전만 조원들과 같이 있고 오후엔 다시 ㅊㅈ 옆자리로 갈까 했으나


오후수업은 전부 팀플만 있어서 그러지도 못하고...


암튼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오후엔 팀플을 마치고 조별 회식을 했습니다.


1차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ㅊㅈ에게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안오더군요..


기분도 울적하고 속이 상해서 과음을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ㅊㅈ의 집앞이더군요..


마치 김유신이 천관이라는 기생집에 들락거리다가


부모님의 꾸지람으로 발길을 끊기로 다짐했으나


김유신의 애마가 술에 취한 김유신을 태우고


늘 가던 천관의 기생집 앞으로 알아서 갔다는 일화처럼요.



정신을 차린 김유신은 화를 내며 애마의 목을 칼로 내리쳤다지만


전 제 다리를 자르는게 아니고 ㅊㅈ집 번호키를 눌렀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벨을 눌렀을텐데


ㅊㅈ집 번호키 비번도 알고 있고


왠지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삐져있을 것 같기도 해서


조용히 직접 누르고 들어갔습니다.



근데 문을 열고나니 현관에 ㅊㅈ의 하이힐과


남자의 신발이 나란히 놓여있는게 아닙니까.


순간 떠오른 사람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김주임이었고


이 상황에서 조용히 다시 나가야 하는건가


아님 ㅊㅈ를 불러야 하는건가 고민했습니다.


저는 화석처럼 굳어져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술이 확 깬건 말할것도 없구요.




서라벌 달밝은 밤에

밤늦도록 놀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네개로구나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디 내것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겠느냐.


- 신라향가 <처용가>




처용이 처용가를 부르니 역신이 달려나와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지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인기척을 느낀건지 잠시후 ㅊㅈ가 방문을 열고 나왔어요.


샤워를 한건지 머리는 촉촉히 젖어있었고


절 보더니 놀라더군요.



나 : 누구.. 왔어..?


ㅊㅈ : 오빠 왔잖아.


나 : 아니 나 말고.


ㅊㅈ : 아니. 아무도 안왔는데.


나 : 그럼 이 신발은 뭐야?


ㅊㅈ : 아.. 그거.. ㅎㅎㅎ



하면서 ㅊㅈ가 배꼽을 잡고 쓰러집니다.


자신의 계략(?) 걸려들었다며..


제가 자신에게 배반을 때리고 다른 자리에 앉아서


하루종일 저에게 복수할 궁리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왠지 밤에 자기 집으로 올것 같아


일부러 연락도 안하고


예전에 시골에서 잠시 올라왔던 남동생이 놓고간 신발을 꺼내둔채


혹시나 제가 들어오면 놀래줄려고 했다더군요..



어이없는 상황극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저는


그런 장난을 치냐며 ㅊㅈ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ㅊㅈ를 부등켜 안았죠..


ㅊㅈ는 소리를 지르며 놓아달라고 했어요.


근데 ㅊㅈ가 박스티 같은걸 입고 있었는데


제가 안아보니 등에 있어야할 끈이 없더군요.


물론 앞쪽의 느낌도 평소와는 좀 달랐구요...



나 : 가자


ㅊㅈ : 어디?


나 : 공구상가..




여기서 잠시 한숨 돌리시길...




'공구상가'의 의미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시군요...


당시에 ㅊㅈ에게 정말로 '공구상가'라고 말한건 아니고


이건 자게이들의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한


하나의 은유였는데


뭥미?? 하는 분들이 계셔서 좀 민망합니다.


암튼 공구상가 = MT 아닙니다,


댓글의 대부분을 이루는 뜻이 맞습니다.


이렇게 까지 일일이 써드려야 하는건가요? ㅠㅠ







그 길로 ㅊㅈ와 저는 공구상가로 직행했습니다.


저는 볼트를 골랐고 ㅊㅈ는 너트를 골랐어요.


너트에 누군가 구리스를 잔뜩 발라놨더군요.


비록 수송부 출신은 아닙니다만


'닦고, 쪼이고, 기름칠'을 열심히 했습니다.



인사돌 CF에 나오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알것 같았습니다.






저번에도 말씀을 드린적이 있었는데


교육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로 진행하였습니다.


3주차 수요일쯤 이었을거에요.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주 토요일에 지점 체육대회가 있어 관악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했으니 어차피 교육이 없는거 아니까 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ㅊㅈ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따라가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저와 같은 지점으로 발령났으면 좋겠다며


본사 인사팀장님께 소원수리를 쓰네 어쩌네 하고


어차피 제가 근무하는 지점으로 발령이 날거니


지점장님과 직원들에게 미리 인사겸


자기도 등산을 가겠다고 생떼를 부리더군요.



제가 지점에서 당시에 신입이고 막내였는데


집나간 말이 임신해서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ㅊㅈ 하나를 떡하니 데려간다는게 좀 우스워서


전 적극적으로 말렸지요.


더구나 제가 좀 소심하고 그런 편이어서


그런 행동은 싫었거든요...


그런데 이미 장소와 시간까지 ㅊㅈ가 다 알고 있는 마당에


ㅊㅈ는 꼭 간다고 생 난리를 부리고 있고


저는 못가게 말리는 상황이었으니


참 입장 곤란하고 난처했습니다.



하여튼 등산 하루전인 금요일.


절대 오지말라고 신신당부했고


ㅊㅈ는 치사해서 안간다고 했지만 내내 불안했습니다.


워낙 적극적이고 당돌한 구석이 있으니


왠지 갑툭튀해서 지점 직원들 앞에서


"내 애인이요!" 하고 나타날것 같아서요..



토요일 아침.


관악산 입구 매표소 앞에 도착했는데


ㅊㅈ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ㅊㅈ : 오빠 어디야?


나 : 지금 매표소 도착했는데.


ㅊㅈ : 매표서 어디? 안보이는데?


나 : 뭐야.. 너 지금 온거야??



순간 너무 놀랬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다 비슷비슷한 복장에 주말이라 사람도 워낙 많아서


ㅊㅈ가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구요...



ㅊㅈ : 쫄았어? 장난이다 장난..


나 : 야.. 정말 사람 놀래킬래?


ㅊㅈ : 진짜 치사하다.


나 : 뭐가..


ㅊㅈ : 됐고.. 끝나고 우리집으로 와.


나 : 알았어...



하여간 ㅊㅈ가 장난 치는것도 수준급으로 잘해서


신발 사건도 그렇고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습니다.




등산을 마치고 ㅊㅈ의 집으로 갔어요.


ㅊㅈ가 고생했다며 안마를 해준다고 하더군요.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만


끽연가들께서는 이쯤에서 한대 빨고 오시길...






구리스의 의미에 대해 이번에도 잘못아시는 분들이 몇분 계신거 같은데요...


구리스가 미리 발라진것에 대해


김주임님을 의심하는 소수분과


ㅊㅈ집의 베란다를 확인해봐야 된다는 댓글까지... ㅎㄷㄷㄷㄷ


암튼 그분들은 소설을 너무 많이 보셨거나


아님 제글을 제대로 읽지 않으신거니 다시 읽어보세요..


그래도 구리스가 왜 미리 발라지는지 이해가 안되면


그건 본인탓이지 제탓은 아닙니다..


아무튼 구리스는 김주임과 무!관!함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애꿎은 동명이인(?) 자게이 김주임 Pinkholy님께 본의 아니게 죄송합니다.








엎드려 누워서 안마를 받는데


어느새 ㅊㅈ가 누워있고 제가 올라가서 안마(?)를 하고 있더군요..




들입다 바드득 안으니 세허리지 자늑자늑

홍상(紅裳)을 걷어치니

설부지풍비(雪膚之豊肥)하고

거각준좌(擧脚?坐)하니

반개(半開)한 홍모란이

발욱 어춘풍(發郁 於春風)이로다

진진(進進)코 우퇴퇴(又退退)하니

무림산중에 수용성(水?聲)인가 하노라


- 조선후기 사설시조 中 (작자미상)




<해석>


들입다 바드득 안으니

가는 허리 자늑자늑

빨간 치마 걷어올리니

눈같은 살결이 풍만하고

다리를 들고 걸터 앉으니

반쯤 핀 붉은 모란이 봄바람에 활짝 피었구나

나아가고 물러가길 반복하니

숲이 우거진 산 속에

물방아 찧는 소리로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제 표현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열람 가능한


조선후기 작자미상 사설시조의 한대목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위 작품은 본 내용과 관계 없음을 알려드리며


어린이들은 함부로 따라하지 마시길....







마지막 4주차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한달 교육을 언제 받냐 하며 한숨만 나왔는데


ㅊㅈ덕에 이제는 교육을 끝내고 자대복귀할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오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빨리간다더니


교육 마지막주가 되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라구요.


교육이 끝나간다는 이유만으로


ㅊㅈ와 저는 가는 시간이 너무 아쉽고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그무렵이었습니다.


집에 있는데 어학연수를 떠난 ㅇㅊ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ㅇㅊ : 오랜만이지? 잘지냈어?


나 : 응.


ㅇㅊ : 뭐야. 나 별로 안보고 싶었나부네?


나 : 보고싶었지.


ㅇㅊ : 근데 반응이 뭐 그래. 딴여자 생긴거 아냐?


나 : 딴여자는 무슨...



이라고 말은 했지만 엄청 찔렸습니다.


법무부 장관에게는 당당했지만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는 좀 미안한 심정이랄까요?


한참을 통화하고나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내가 ㅇㅊ이나 ㅊㅈ 모두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죠.





마지막주 목요일 오전...


ㅊㅈ : 오늘 나 술한잔 사줘.


나 : 술도 못마시면서 무슨 술을 사줘?


ㅊㅈ : 오늘은 왠지 오빠랑 술한잔 하고싶다.


나 : 술이야 얼마든지 살수 있지만 ㅊㅈ가 술먹자고 하니 이유를 모르겠네.



교육이 끝나고 ㅊㅈ의 말대로 술을 마시러 갔어요.


맥주를 시키려고 했는데 ㅊㅈ가 소주를 시키더군요.


제가 말렸는데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한잔만 먹겠디는거에요.


앞서 말했지만 ㅊㅈ는 맥주 한잔이 주량인데


소주를 시키는게 불안했습니다.


주문한 안주와 술이 나왔고


말없이 소주잔을 채운 ㅊㅈ와 저는 건배를 했습니다.


ㅊㅈ가 완샷을 하더군요.


금새 ㅊㅈ의 얼굴이 달아올랐어요.


어색한 침묵을 깬건 ㅊㅈ였습니다.





이제 9부 능선이 보입니다.


헛둘헛둘 힘내봅시다.





댓글을 읽다가 제 배꼽이 빠지겠습니다. ㅎㅎㅎㅎ


어쩜 그렇게 자게이들의 상상력과 문장력이 뛰어나신지들....


촌철살인이라는 말은 딱 자게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군요....





ㅊㅈ : 오빠.


나 : 응.


ㅊㅈ : 교육도 다 끝나가네.


나 : 그렇지.


ㅊㅈ : 지난 4주간 참 행복했었는데..


나 : 나도 그랬어.


ㅊㅈ : 내가 처음 오빠에게 계약연애하자고 제안했었고


       마지막에 오빠의 결정을 듣겠다고 했잖아.


나 : 그랬지.


ㅊㅈ : 그 대답은 안해줘도 돼.


나 : 왜?


ㅊㅈ : 난 이미 답을 알거든...


나 : 무슨 소리야?


ㅊㅈ : 처음부터 자신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오빠가 나에게 넘어올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오빠는 순수한 사람인데 내가 이래저래 혼란만 주고 힘들게 했던거 같아.


       언니 돌아오면 아름답게 사랑하시고 결혼할때 청첩장이나 보내줘.


       어떤 사람일지 직접 한번 보고싶어.


       천하의 XXX씨가 도대체 어떤 대단한 여자와 결혼하는지 내가 직접 보고 축하해주고 싶어.


나 : ..........


ㅊㅈ : 혹시라도, 만에 하나 깨지면 연락주고.. 후후..


       그리고 고마워.


나 : 고맙긴 뭐가 고마워.


ㅊㅈ : 오빠라는 좋은 사람과 인연이 닿았던게...


나 : 그건 내가 할소리지...


ㅊㅈ : 정말로 그럴일은 없겠지만 언니하고 깨지면


       나한테 젤 먼저 연락줘야해? 알았지?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나 : 넌 참 쿨한 여자구나.


ㅊㅈ : 쿨하다? 쿨해? 그럴지도 모르지...




그날 ㅊㅈ는 혼자 집에 가겠다며 제가 바래다 주는걸 원치 않았습니다.


얼핏 ㅊㅈ의 눈이 젖은 것을 보았던 것 같지만


끝내 제 앞에서 울지는 않았고


저도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만류를 뿌리치고 혼자 가던 ㅊㅈ의 그 뒷모습을 보며


저도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더군요.




교육 마지막날 금요일.


마지막 날은 수료식만 있기 때문에


오전중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날은 ㅊㅈ와 필담을 나누지 않았어요.


수료식을 마치자 ㅊㅈ가 저에게 악수를 청하더군요.




ㅊㅈ : 교육받느라 수고했어. 잘가고 잘살아.


나 : 고마워.. 너야말로 고생했다 나땜에...




그게 ㅊㅈ의 얼굴을 본 마지막이었던 같습니다.


이 이후 자대에 복귀했고 같은 병과였기 때문에


지점은 달라도 ㅊㅈ가 가끔씩 업무적으로 궁금한게 있을때


저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하며 계속 연락은 주고받았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1년쯤 지났을까요?


우연히 ㅊㅈ의 고향이 있는 곳의 모 지점에


ㅊㅈ 병과의 결원이 생겼다는 사실을 제가 알게되었습니다.


ㅊㅈ가 그전부터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거든요.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객지생활 하려니


집과 고향이 그리운 것은 인지상정이었을 테지요.


그 사실을 알자마자 ㅊㅈ에게 연락을 해줬습니다.



ㅊㅈ : 그래? 어떻게 알았어.


나 : 여차저차해서 알게 되었어..


ㅊㅈ : 오빠랑 잘되면 결혼해서 여기 눌러 있을려고 했는데. ㅎㅎㅎ


나 : 모집 마감이 이번주 까지니까 한번 생각해봐.


ㅊㅈ : 그래. 알았어.



일주일뒤 ㅊㅈ에게 전화가 왔어요.


본사 인사팀장과 면담을 했고


그쪽 지점으로 전보를 보내준다고 확답을 받았으며


내일 발령이 난다고 하더라구요.



ㅊㅈ : 지금이라도 오빠가 날 선택해주면 내가 인사팀장님 찾아가서


       안가겠다고 말할수 있어..


나 : 넌 아직도 날 포기 못한거냐?


ㅊㅈ : 그렇다기 보다는 그렇게 가고싶던 고향인데 막상 가려니깐. 마음이 좀 그러네.


       그것도 오빠덕에 가는건지 아님 오빠가 등떠미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 : 너 맨날 집으로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렀잖아.


ㅊㅈ : 그렇긴 한데 기분이 묘해.


나 : 다 떠나서 잘된거 같아.


ㅊㅈ : 그래 그렇게 생각해야지. 그나저나 언니하고는 잘되가?


나 : 뭐 잘되고 자시고 할게 있나.


ㅊㅈ : 이번 여름휴가때 우리 고향으로 놀러와.


나 : 니네 고향?


ㅊㅈ : 응. 우리 동네 볼것도 많아서 휴가때 오면 좋을거야.


나 : 한번 생각해볼게.


ㅊㅈ : 단, 조건이 있어.


나 : 뭔데?


ㅊㅈ : 언니는 빼놓고 혼자와. 그럼 내가 숙식은 제공해줄게.


나 : 흐흐흐..


ㅊㅈ : 대신 언니랑 같이오면 숙은 안되고 식만 제공할거야.





결국 ㅊㅈ는 그렇게 고향앞으로 갔고


점점 제 기억에서도 멀어졌어요.


그 이후 한 두번 통화한것 같은데


언젠가 보니 싸이 1촌도 해제되어 있고


제가 핸폰도 바꾸고 하다보니 이젠 전화번호도 없어졌네요.




한 6개월 전쯤 문득 생각이 나서


고민하다가 ㅊㅈ의 사무실로 전화를 한번 걸었습니다.


하늘의 뜻인지 마침 ㅊㅈ가 부재중이라고 하더군요.


그게 ㅊㅈ에 대한 제 마지막 기억입니다.




이렇게 연재는 끝이구요.


나머지 못다한 이야기는 에필로그로 바로 이어서 쓸거구요.


에필로그가 제 마지막 글이 될것 같네요.





1. 제 연재는 이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큰 틀'에서 논픽션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나 대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글의 재미와 개인정보 등을 고려해 픽션으로 처리하였습니다.





2. 김주임보다 제가 더 나쁜놈이라는 댓글을 몇개 봤습니다. ㅎㅎ


   나쁜놈은 맞긴 맞는데요..


   꼭 욕하실 것만은 없는게....


   김주임님의 근황을 알려드리면요..


   교육이 끝나고 6개월도 안지나서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ㅎㄷㄷㄷㄷ


   더구나 결혼한지 7개월도 안되어서


   육삭둥이인지 칠삭둥이인지를 낳았다는.. ㅎㄷㄷㄷㄷ


   김주임이 근무하는 지점에 새로 입사한 ㅊㅈ와 결혼을 했는데,


   웃기는건 그 신입ㅊㅈ가 입사 전부터 원래 사귀던 ㄴㅊ이 있었다고 하네요. ㄷㄷㄷ


   ㄴㅊ있는 ㅊㅈ를 뺏은 김주임의 위엄...


   승리의 김주임...!



   근데 ㅊㅈ를 뺏긴 ㄴㅊ이 그 지점에 찾아가서 개ㅈㄹ을 떨었다고 하는데


   김주임님과 같은 지점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들었습니다.


   지금은 애 둘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저한테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싶게 잘 대해 주시구요.. ㅎㅎㅎㅎ





3. 어제 문득 생각이 나서 카톡 친구검색으로


   ㅊㅈ를 검색해봤습니다.


   예전부터 쓰던 아이디가 생각났거든요..


   아이디로 검색하니 누군가 나왔는데


   프로필 사진에 어떤 남자 아이가 엄마품에 안겨있는 사진인데


   엄마의 목 윗부분은 잘려서 보이질 않는군요.


   분명한건 아이 엄마의 카톡이라는 것이구요.


   아이의 모습을 보니 ㅊㅈ와 공통점은 그닥 발견되지는 않는데


   아이가 안겨있는 엄마의 ㅅㄱ가 ㅊㅈ와 비슷한거 같긴 하더라구요. ㅎㄷㄷㄷ


   뭐 그 아이디가 아주 독특한 아이디는 아니어서


   그게 진짜 그 ㅊㅈ인지 아닌지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 친추까지 해서 물어볼 용기는 없습니다.




4. 제가 ㅊㅈ가 아닌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다고 시즌1 마지막에 얼핏 스포아닌 스포를


   남겼습니다만 현재의 마눌甲이 어학연수 갔다가 돌아온 ㅇㅊ인지 아닌지 밝히지는


   않아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걸로 압니다.


   ㅇㅊ이 어학연수에서 돌아온후 잘 사귄건 맞구요.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에 생각지도 않은 다른 ㅊㅈ가 나타났고


   적극적이었던 ㅊㅈ와는 또다른 여러가지 사건을 겪고


   3개월의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ㅊㅈ가 지금의 마눌甲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걸 연재하면 기존 ㅇㅊ과 새로운 ㅊㅈ 사이에


   말도못할 에피소드가 많아서


   적극적이었던 시리즈보다 더 흥하면 흥했지


   덜 흥하진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만


   현재 마눌甲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여


   연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 한편 남기고


   여러분께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많은 성원과 댓글 주신분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이하생략)



- 이형기의 詩 낙화(落花) 中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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